최근 톡방을 보다가 underflow라는 단어가 나왔다. 정수가 음수 범위를 넘어갈 때 underflow라고 설명하던데, 이게 잘못된 말이다고는 알고 있었다. 하지만 underflow가 막연히 정수에는 없고 실수에만 있는 개념이다는 것만 알고, 정확히 뭔지는 잘 몰랐다. 그래서 찾아봤다.
Underflow in float
Underflow를 설명하기 전에, 먼저 float (floating point, 부동 소수점)가 컴퓨터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아야 한다. 실수 값을 표현할 때는 부호 * 지수 * 가수
로 나누고, 이 3부분을 일정 비트 할당해서 표현한다. 예를 들어 32bit float
의 경우 부호에 1bit
, 지수에 8bits
, 가수에 23bits
를 할당해서 표현한다. 그렇기 때문에 실수의 모든 값을 표현할 수 없고 지수+가수에 의해 정의된 간격 근처로만 표현 가능하다. (흔히 말하는 소수점 오차가 이 이유 때문에 발생한다.)
Underflow라고 하면 보통 arithmetic underflow를 말하는데, 위키피디아에 있는 정의는
The term arithmetic underflow (also floating point underflow, or just underflow) is a condition in a computer program where the result of a calculation is a number of smaller absolute value than the computer can actually represent in memory on its central processing unit (CPU).
즉, 계산의 절대값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값보다 작을 때 발생한다고 적혀있다.
예를 들어 지수의 최소값이 -98이고 가수가 3자리로 정의되어있다고 하자. 이때 x = 6.87 * 10^-97
, y = 6.81 * 10^-97
라는 수들은 위의 정의에 만족하는 수들이다. 하지만 이상한 특징이 있는데, x != y
인데 x - y = 0
이 된다는 점이다. 이는 x - y = 0.06 * 10^-97 = 6.00 * 10^-99
라서 정규화 된 수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작아서 0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. 이 현상을 Underflow라고 부른다.
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IEEE 754에서는 만약 지수의 값이 최소값이면, 가수는 정규화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예외를 추가했다. 이를 비정규화된 수(Denormalized numbers) 라고 부른다. 즉, 위의 값도 6.00 * 10^-99
으로 정규화하지 않고 0.60 * 10^-98
그대로 두는 것이다. 이럴 경우 정규화된 수보다 더 작은 수들도 표현할 수 있어서 underflow현상을 어느정도 막아줄 수 있다. 이러한 동작을 점진적 underflow(Gradual underflow) 라고 부른다.
Underflow in integer?
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정수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. 일반적으로 8bit 정수인 경우, 127에서 1을 더해 -128이 되는 것을 overflow, -128에 1을 빼면 127이 되는 것을 underflow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, 후자의 경우도 overflow라고 말해야 한다. 둘다 표현할 수 있는 수 범위를 넘어가는 경우이기 때문이다. 실제로 CPU안에 있는 overflow flag 에서도 두 경우 다 1로 set된다.
an integer overflow occurs when an arithmetic operation attempts to create a numeric value that is outside of the range that can be represented with a given number of digits – either higher than the maximum or lower than the minimum representable value.
Wikipedia에서도 integer overflow의 정의를 큰쪽/작은쪽 둘 다 포함한다고 적혀있다. 따라서 integer underflow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고, 두 경우 다 overflow라고 불러야 맞다.
하지만 검색해보면 수많은 곳에서 위와 같은 현상을 underflow라고 말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. 의미야 통하겠지만, 그래도 단어의 정의들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좋지 않을까…